특별편-우울증이란 무엇일까츄

by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posted Dec 19, 2017
?

단축키

Prev이전 문서

Next다음 문서

ESC닫기

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

 

c870a1beffbccc49827d5ae0b114397e.png
네 여러분. 
원래대로라면 돌연변이 변이원에 대해 설명하고 이건 좀 나중에 설명하려고 했습니다만... 
어제 별 하나가 불귀의 객으로 하늘로 돌아가버리고 말았죠, 이것 때문에. 
그리고 저는 이 사람이 남긴 유서를 보고 대단히 빡쳤습니다. 
 
...이런 걸 정신과 의사라고 뽑는다고요? 내가 가서 의사 해도 저거보단 나을텐데? 
 

 

1. 우울증은 왜 일어나는가 

 

우울증, 그러니까 메이저 디프레션 디스오더... 이 녀석이 일어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, 생화학적인 원인으로는 세로토닌이 꼽힙니다. 

세로토닌이라는 건 아미노산을 다룰 때 잠깐 설명했을텐데, 트립토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이며 두뇌의 지휘자로 불리고 있죠. 

 

2017-09-08 17.17.41.png
(세로토닌은 이렇게 생겼습니다)
 
트립토판이 고기나 우유에 많이 들어있긴 한데 그렇다고 고기랑 우유 많이 먹으면 우울증 안 걸리는 거 아닙니다. 
저도 육식파인데 우울증이거든요. 대신에 우유나 두유를 먹으면 거기 들어있는 트립토판을 멜라토닌으로 왕창 만들어쌌는지 잠은 잘 옵니다. 
 
사실 생화학적 원인이 세로토닌 문제인거지 우울증의 원인은 상당합니다. 
저같은 경우 따돌림으로 인해서 우울증이 발병됐거든요. 
 
2. 증상
 
세부적인 증상은 환자 바이 환자입니다만... 3_3 
대부분 부정적인 소리를 많이 하게 됩니다. 그리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. 
자살 시도를 할 떄도 있고, 그렇게 불귀의 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. 
거기다가 저같은 경우 잠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특히 일요일에는 누가 안 깨우면 오후 3~4시까지 잠들기도 합니다. 거진 반나절을 자는거죠. 
 
그냥 삶이 재미없고 이건 왜 살지 싶고 그렇습니다. 
왜, 누군가가 죽거나 해서 엄청나게 슬프고 고통스러웠던 적 있으신 분들은 그냥 그 고통이 1년 365일 내내 지속된다고 보시면 됩니다. 
 
3. 치료
 
병원 가셔야 합니다. 이건 절대 혼자 감당 못 하고 다른 사람들도 감당 못 해요. 
의사도 거지같은 의사 만나면 너때문이라는 개소리나 하기 때문에 잘 만나야 하지만 의사까지 그러는데 일반인들은 어떨까요? 
 
저같은 경우 요즘은 7주에 한번씩 가는데(약을 7주치 받음) 예전에는 1~2주에 한번씩 가고 그랬습니다. 
집 근처에 대학병원이 있어서 거기서 진료받는데, 교수한테 진료받을 수도 있고 전공의한테 진료받을 수도 있습니다. 
전공의쪽이 더 싼 대신 갈 때마다 의사양반이 바뀐다는 단점이 있죠. 뭣하면 개인 병원을 가셔도 됩니다. 
 
진료비는 예약 비용까지 해서 26000원인데, 이게 건보료 적용 받아서 이런거예요. (적용 안 받으면 더 비싸요) 
참고로 대학 병원으로 바로 가시면 적용 안 됩니다. 대학병원이 3차 의료 기관이라 무슨 서류가 필요해요. 
 
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약 처방을 받습니다. 
상담은 뭐... 요즘 뭐했어요 이런거? 3ㅅ3 그리고 약은... 제가 처방받는 약은 SNRI라는 약과 ...하나는 뭔지 모르겠는데 신경전달물질 차단젠가 그렇습니다. SNRI는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-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라고 하는 것인데, 이 이전 세대가 프로작, 혹은 플루옥세틴이라고도 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입니다. 그 외에도 종류가 많고 어떤 약은 약 복용하는 동안 자몽을 먹으면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. (약이 기능을 똑디 못 한대요) 저는 술도 과음만 아니면 상관 없습니다. 그정도로 마실 일도 없고... 
 
사실 아직까지는 정신과 진단에 대한 인식이 썩 좋지 않습니다. 게다가 우울증이라는 건 TV로만 접해봤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뭔지 잘 몰라요. 하지만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들 하죠... 감기처럼 빨리 나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자주 걸려서 그런겁니다. 빨리 나았으면 제가 4년째 병원 다니겠습니까. 
 
4.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고요? 
 
우울증이라는 게 1년 365일 온몸에 힘이 없고 비관적이고 우울하고 그렇습니다. 
근데 사람들이 뭣도 모르고 넌 너무 비관적이야, 긍정적으로 살아봐, 마음가짐 문제야... 이딴 피카츄 전기세 연체되는 소리를 하는데... 
애초에 그걸로 조절이 되면 병이 아니죠. 그런 개삽소리는 환자에게 독이 될 뿐입니다. 
 
심하게 우울할 때는 뭘 어떻게 해도 나아지질 않습니다. 1년 365일 자살충동에 휩싸여 있는 게 우울증이예요. 
그런 걸 마음가짐 문제로 치부하는 개삽소리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. 
 
5. 본인의 투병기
 
저는 일단 평상시에는 괜찮습니다. 아주 평온하죠. 
그런데 정신적으로 몰리게 되면 갑자기 자살 충동에 휩싸여버립니다... 사실 그것때문에 실험실도 회사도 떄려쳤는데 그 얘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. 
어쩌다보니 쓰레기들을 만나서 그렇게 된 거긴 해요. 트라우마라는 거 뻔히 알면서 자극한 사람도 있었으니... 
 
그 자살 충동이라는 게 얼마나 무섭냐면... 
세상의 모든 날붙이를 치워버려야 할 정도입니다. 날카로운 것도 같이요. 아, 제가 하는 일은 특성상 화학 약품도 포함이겠네요. 
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다가도 한 번 시작되면 저거로 어떻게 죽을까만 시종일관 생각하게 됩니다... 
회사에서는 칼로 손목을 그을 뻔 했죠. ...아 이거 친구가 알면 저 쳐맞아요... 
의사선생님하고 약속했는데 그걸 두 번이나 깨버렸네요. 
 
저는 처음에 병원 갔을 때, 어떤 일이 있어도 자살은 하지 않기로 약속했었거든요... 
 

 

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알건 모르건, 마음의 감기에 걸려 있을 수 있습니다. 

그런데 감기가 심해지면 폐렴이 되듯, 우울증이 심해지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. 

낫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좋지만, 그것만으로 안 되기 때문에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거고요... 

그리고 의사는 잘 만나야 합니다... 저런 개삽소리 하는 놈은 만나지 마세요. 

 

제가 처음 만났던 전공의는 제가 다 털어놓자마자 "얼마나 힘드셨어요..." 라고 했었죠... 

그 말을 듣는데 왈칵 했습니다. 

 

물론 일반인이 우울증 환자를 감당하지 못 하는 건 사실입니다. 

하지만 적어도 저런 개삽소리 없이 많이 힘들었냐고 해 주는 것 만으로도 위안은 됩니다. 

 


Articles

1 2
서버에 요청 중입니다.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...